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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빛이 삼삼한 날
4월 5일날 남이섬을 다녀왔지요. 봄날답게 싸한 바람이 불어오시긴 해도 따스한 햇살이 여인의 눈빛에 아른거림을 누군들 알아채지 못하리오. 사방팔방에서 들려오는 소리. 일본어인지, 중국어인지, 여긴 정말 남의 나라였어요, 아마 4월 22일날 공식적으로 나미나라 선포식을 한다고 하더이다. 남이섬을 건너기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받고 환전도 해야 된대요. 참 재미있는 발상이죠? 전 이 곳을 33년 만에 댕겨왔지요. 세월이 나를 이끄는 대로 물결에 실려 천천히 걸으며 그동안의 문화충격을 흡수했습니다. 녹색가게라는 자그마한 행사의 한 진행과정에 '숲과함께'가 제가 맡은 부분이었지요 겨울연가의 셋트장이 그대로 있는지라, 아마 추억을 여행하는 일본 여인들이 자주 보이더이다. 나이에 관계없이 화사한 봄단장으로 당신의 추억을 점검하는 이 자리가 얼마나 저 여인에게 흐뭇하고 즐거운 시간일지 전 아직도 가름하지 못합니다. 우리에게도 나름대로 추억은 분명히 준비되어 있지요. 단지 저렇게 실천하냐 마느냐는 그 사람의 덕성과 안목의 자리라고 봅니다. 내 살아온 고향과 텃밭, 뒷동산, 친구들, 학교 뒷 길, 딱지먹기하던 곳, 조금 자라선 커다란 학교도 가보고ㅡ, 이리저리 얽히고 설킨 진한 추억의 힘에서 우린 다시 어떤 힘을 더해야 하나요? 바람은 물 속의 잔물결을 동화로 읽어내며 아이들을 재우고 있더이다. 스물일곱에 자신의 기개를 꺽어야했던 장군 남이가 묻힌 곳에서 음 사월 초오일을 맞이하며 수운의 기개를 되새김해 봅니다. 대구의 서슬푸른 형장에서 목을 내놓고서야 훨훨 자유의 몸이 되었던 당신, 당신의 뜻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비로소 꽃을 피우니, 어린 민초들, 그 순수한 꽃자리를 따르며 흠모의 정을 더한다지요. 사람마다 되새김하며 떠나는 추억이 있듯이 시간도 떠나고 싶은 추억이 있어... 저 멀리 산수유 노랗게 피어 떨어지는 벚꽃의 자취를 바라봅니다. 다정다감한 형형의 색감과 고운 향기, 나무마다 새순으로 다시 나오고, 꽃잎마다 꽃향주머니를 다시 달고서 나비며 벌을 기다립니다. 개벽이지요. 묵은 새순 또한 어디선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하네요. 모름지기 새순은 펼치는 순간, 자구 한자한자가 화사한 꽃으로 벙그며 고운 향기가 나잖아요? 아직 알싸한 봄, 음 사월을 맞으며 나미섬과 남이와 수운의 뜻을 잠시 생각하는 추억여행을 해 보았습니다. 우리와 함께했던 나무들의 추억도 늘 신선한 탄력과 경이로움이 상존하기를 이 봄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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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람
2010-04-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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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12일 남이섬 다녀왔어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여행이었죠. 청량리역에서 깜짝 아가씨를 만났는데 글쎄 그 아가씨도 남이섬을 간다잖아요. 누구였냐고요? 심 모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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