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공지사항   |  로그인   |  사이트맵  |  채용안내
 
 



작성자 풀빛연대
작성일 2011-05-02 (월) 12:26
홈페이지 http://gcnet.or.kr
분 류 광화문 논 캠페인
ㆍ추천: 0  ㆍ조회: 1368      
IP: 116.xxx.30
논이 학교다

논이 학교다.


 

                                                                                                                                                     유영초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빛깔을 대보라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오뉴월 논배미에 찰랑이는 물빛이라고 말하겠다. 써레질이 끝난 논배미에 잡아놓은 논물이 찰랑이고, 아직 주인이 없는 논에 백로가 목을 빼고 먹이활동을 하는 풍경이 더해지면 더할 나위 없다.
그래서 내가 죽기전에 꼭 가봐야 할 곳을 들라고 한다면, 중국의 운남성에 있는 다락논이나, 필리핀 바나웨의 다락논이다. 이곳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을 만큼 논의 풍경과 역사는 신비롭다.
우리도 오래 전 삼국시대부터 중국의 사신들이 방문했을 때 논들이 사다리처럼 보였다고 했을 정도로 다락논이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바둑판처럼 정비가 되어 자연스러운 풍경의 맛은 없어졌다. 물론 지리산 자락과 같은 오지나 남해에는 다락논이 더러 남아 있긴 하다.
그런데 다락논이든 바둑판 논이든 앞으로는 점점 논이 뭐냐고 묻는 것도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것은 마치 밥이 뭐냐고 하는 것만큼 우스운 질문이겠지만, 먹을거리들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소비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그 원형을 모르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도시의 며느리가 농촌의 시어머니한테 ‘기왕이면 붉은 고추를 심지 왜 풋고추를 심었느냐’고 했다는 이야기처럼, 농산물도 하나의 공산품처럼 접하는 현실 속에서는 앞으로는 점점 더 밥의 원산지인 논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날지도 모른다.
또 설령 논이 쌀을 생산하는 곳인 줄 안다고 할지라도 그저 쌀이 생산되는 곳이라는 정도만으로 이해하는 것은 반쪽이다. 그것은 논을 그저 햄이나 소시지 공장처럼, 그저 먹을거리를 출력하는 곳이거나 재배식물을 ‘사육’하는 공간정도로 밖에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논은 우리의 주식을 얻을 수 있는 곳이자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이다. 작년에 열린 람사르총회에서도 ‘논습지결의안’을 채택할 만큼 논은 인간이 만든 가장 우수한 습지생태계이다. 담수기능과 산소배출 등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녹색댐이 되고, 미생물에서 곤충류, 파충류, 어류, 조류의 먹이 공급과 쉼터가 되는 생명의 공간이 된다.
증산왕이 목표일 정도로 논이 얼마나 식량을 많이 생산하느냐는 기능적 이해가 중심이었던 때도 있었고, 지금은 농업기술센타에서도 논이 습지다고 말할 정도로 환경 생태적 기능도 많이 강조되고 있다.
이제는 좀 더 나아가서 정신을 살찌우는 논의 문화적 역할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화는 인간이 자연을 일구어서, 자연과 인간이 이루어내는 사회적 가치를 말한다. 그래서 문화는 영어로 경작하다고 하는 cultivate와 어원이 같은 culture이다.
농사야말로 문명과 미개를 결정짓는 잣대였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논농사를 통해 쌀을 경작함으로써 비로소 문화를 갖고 문명을 건설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논을 모르고서는 자연을 경작하는 지혜가 없는 미개인인 것이다.
논은 그런 점에서 훌륭한 학교이다. 농사를 지으며 벼의 한해살이를 체험해 보고, 과학적 조사도구를 활용하여 논생물의 다양성도 알아보고, 논의 문화를 이해하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녹색성장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을 것이다
농사꾼에게 진정한 쌀의 문화 논의 문화를 들어보고, 볍씨 고르기, 모판 만들기, 볍씨 뿌리기 등을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모심기 철에는 모를 쪄서 논에다 줄을 맞춰 심어도 보고 꿀맛 같은 못밥도 먹어보면 금상첨화이다.
수질 조사 키트의 전기전도도 조사를 통해 화학농업과 유기농업에서의 차이를 알아볼 수도 있을 것이다. 논흙을 떠서 실지렁이나 깔따구 유충의 개체수를 루뻬를 이용해 알아보기도 하고, 논생물을 다양하게 조사해볼 수도 있다.
솟대를 만들어 꽂고 풍년을 기원해보기도 하고 재활용 옷으로 허수아비도 만들어 세워본다. 벼를 베어서 묶어세우고, 말린 후 타작을 해보고, 타작 후에 말린 짚풀로 이엉 엮기, 강아지 집 만들기, 계란꾸러미 만들기 등 짚풀 공예를 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밥과 생명이 함께하는 녹색의 땅, 논을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과 함께 녹색의 지혜를 나누고, 도시민들에게도 쌀나무를 알게 하는 논학교야 말로 녹색 문화인이 되는 학교가 아닐까 싶다.



  0
3500
전체보기
광화문 논 캠페인
일반
    N     분류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25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 풀빛길카페 풀빛문화연대 2017-03-10 3385
24 사회적협동조합 희망의숲 - 2차 이사회 풀빛문화연대 2013-09-02 1846
23 사회적협동조합 '희망의 숲' - 1차이사회 풀빛문화연대 2013-08-22 1809
22 사회적협동조합 '희망의 숲' - 창립총회 풀빛문화연대 2013-08-16 1797
21 사회적협동조합 '희망의숲' 창립 준비 모임 풀빛문화연대 2013-08-08 1821
20 사회적협동조합 워크숍 풀빛문화연대 2013-02-16 1498
19 일반 백사실 걷기대회 기린초 2011-09-21 2225
18 일반 ▶◀ 이소선 여사의 소천을 애도합니다. 풀빛연대 2011-09-07 1733
17 일반 백사실계곡 위해식물제거 날아라매야 2011-06-27 2174
16 광화문 논 캠페인 청의정 모내기 벗풀 2011-06-01 2410
15 광화문 논 캠페인 전농중학교 자원봉사 풀빛연대 2011-05-06 3011
14 광화문 논 캠페인 [풀빛성명] 광화문 앞뜰에 문전옥답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1] 풀빛연대 2011-05-04 1310
13 광화문 논 캠페인 문전옥답은 다 어디가고? 풀빛연대 2011-05-02 1459
12 광화문 논 캠페인 논이 학교다 풀빛연대 2011-05-02 1368
11 광화문 논 캠페인 논과 문화 풀빛연대 2011-05-02 1679
10 광화문 논 캠페인 수색 기쁨터에 다녀왔어요^^(2010.10.5 화) 풀빛연대 2011-04-30 1258
12

풀빛문화연대 소개   |   찾아오는 길   |   후원 안내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사이트맵

서울시 종로구 적선동 20번지 4층     사업자등록번호 : 105-82-70452 / 대표자 : 유영초
Tel : 02-332-2010 / Fax : 02-332-5258 / E-Mail : ecogcnet@gmail.com
후원계좌 : 국민은행 444401-01-357155(예금주 풀빛문화연대)

Copyright ⓒ 풀빛문화연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