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7일 이른 여름이 시작되는 날

안산 둘레길을 따라 방과후어린이들과 생태수업

"어라, 요술이네"

"저는 손이 안 맞추어져요."

앞서 쇠뜨기를 처음으로 돌린 친구들의 목소리는 한껏 커졌다.

"어디가 붙는 건지?"

"잘 보면 알 수 있지. 손 떨지 말고..."

아직 맞추고 있는 친구들의 표정은 진지하기만...

길을 따라 올라오며 라일락의 쓴 맛도, 괭이밥의 신맛도 본 친구들..

애기똥풀도 먹어보겠다고 번쩍 손 든다.

아니아니!!

누구의 소리가 클까??

방과후 선생님의 풀피리 소리가 살짝 우리 몸에서 나는 소리와 닮아 있어,

한바탕 웃고 친구들은 입가가
빨개지도록 불고 또 불고

내 마음에 드는 나뭇가지들을 하나씩 들고

몸짓을 통해 친구들의 생각을 열어준다.

할머니의 지팡이도, 멀리 날아가는 골프도,

문제를 내는 친구는 자못 진지하고

바라보는 친구들은 호기심 가득

곁에서 구경만 하던 친구들도 적극 관심을 보인다.

숲을 내려오며 내가 생각하는 보물을

손안에 쥘 수 있게 5개 정도 모아와

나의 작은 정원에 꾸미기를 하였네.

꽃잎을 주워온 친구도

숨바꼭질하던 애벌레를 업어온 친구도 작품 활동중

나뭇잎으로 가려 애지중지 모시고 다니던 애벌레,

숲 가까이 놓아주기로 한 약속은 지켰을까?

안산에서 편한 숨을 쉬고 있을거라 믿지.

다음에 만날 때는 어른벌레로 우릴 맞아줄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