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에 뿌렸던 씨앗이 싹터서 자라고 있었는데, 뜨거운 햇살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주말에 내린 비로 흙도 축축하고, 날도 조금 흐렸기에 아이들과 다시한번 씨앗을 뿌렸다.
아이들이 힘을 모아 화분의 흙을 쏟고, 흙을 고르다 달팽이를 찾아냈다.

화분의 흙을 골고루 섞어 다시 화분에 담는다.

손으로 뭉쳐서 주먹밥처럼 만들어 담고, 페트병을 잘라 모종삽 대신해서 담고..

여자친구들이 힘을 모아 화분의 흙을 담는 동안 남자아이들은 흙속에서 찾아낸 달팽이 관찰에 정신이 없다.

백일홍, 채송화, 봉선화를 화분에 골고루 담고나서, 간식먹은 요구르트 스푼으로 이름표를 달아 주었다.

찾아낸 달팽이는 공부방으로 옮겨 키우면서 관찰하기로 했다.

습하고 더운 날씨에 흙투성이 땀범벅이 되었지만, 저녁은 꿀맛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