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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향
“ 기다리는 놀토마다 비는 계속 내리고... ”
이 더운 여름날을 식혀줄려고 비는 내리나 봅니다. 문제는 여름들어 친구들이 기다리는 놀토마다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린다고 이 좋은 산에서 놀 것이 없고 할 것이 없겠습니까?
비는 억수같이 내리 붓고 천둥은 우르릉 쾅, 번개도 번쩍 번쩍 조금 겁이 나긴 했지만 ... 정자에 할머니들하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너무도 아깝고 이런 경험들을 은근히 즐기는 선생님과 친구들은 우비입고 우산쓰고 비닐봉지 들고... 잠깐 버섯이야기를 하고 버섯을 찾아 나섰습니다.
봄에 와서 활동했던 그늘쪽이고 경사가 급한 쪽으로 가보았지요. 가는 곳마다 버섯들이 잔치를 벌이고 있고. 어떤 곳은 아예 버섯밭입니다. 친구들은 따온 버섯을 놓고 어떻게 할까 의논을 하고 있습니다.
크기나 이름에 상관없이 흰색부터 어두운 색 계열로 차례대로 놓고 있습니다. 아마 비 맞아가면서 버섯분류 하는 것은 여기에 있는, 여기에 오는 친구들만이 가지는 추억을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잠깐 동안, 일정구역만을 돌았는데도 16종류나 되는 버섯이 있습니다. 선생님도 버섯의 생태적 역할정도, 마트에서 파는 버섯의 종류는 몇걔 알아도 산야에 피는 수많은 버섯은 모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 버섯 공부를 틈틈이 해서 내년쯤에는 친구들에게 버섯이름을 탁탁 알려주는 선생님이 되어야 겠어요
계란버섯을 만지면 약간 찐득찐득한 것이 묻어났습니다. 친구들은 버섯이름 만큼이나 식용인지 독성이 있는 것인지, 약용인지가 참으로 궁금한 가 봅니다. 이름도 예쁜데 구우면 고소한 냄새까지 난다 하니 제법인 버섯이지요. 그러나 친구들아 우리 확실하지 않은 버섯은 먹지말자. 도감에 나온 버섯과 비슷해서 우리가 그렇게 결정은 내렸지만 아닐 수도 있잖아. 큰 일이 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야. 그저 엄마가 해주시는 버섯만 맛있게 먹자꾸나.
개울쪽에 심은 개나리 밑에서 쪼르륵 올라온 앵두 낙엽 버섯입니다. 그 모양이 참으로 앙증맞았습니다. 얼마나 예쁜지 택기는 머리에다 액세사리 우산인 양 쓰고는 즐거워 하더니 자기가 쓰고 있는 앵두낙엽버섯을 그려넣었습니다.
울타리에 그려넣은 황소쓴맛그물버섯은 어른 주먹만한 개체가 하나 있어서 보호하자는 차원으로 따지 않기로 했는데 몇걸음 더 가서 작은 버섯이 있어 따기로 했는데 그만 놓쳐서 밑으로 굴러갔습니다. 그 아쉬운 마음이 있었는 지 그 버섯도 그려넣었습니다.
재운이의 싸리버섯입니다. 비오는 날의 버섯 박사님이라고 임명해준 재운이가 도감을 보고 이름을 찾았습니다. 그날은 자주국수버섯이라고 도감의 이름으로 하기로 했는데 곰곰이 비교해보니 자주싸리버섯에 가까운 모양입니다. 재운아! 다음에 한 번 더 버섯보면 자주국수버섯과 자주싸리버섯을 구별해보자꾸나 더 찾아보니 자주싸리국수버섯도 있고, 참싸리버섯도 있고... 끝이 갈라진 것과 아니 갈라진 것도 다르고... 색깔은 장소에 따라 바뀐다 했지만 ... 왜 장소에 따라 버섯의 색깔들이 그리 바뀌는 지도 매우 궁금하고...
이름보다는 독버섯과 식용버섯인 지가 제일 중요합니다. 도감을 펼칠 때마다 식용이다. 독버섯이다. 약용이다 를 계속 외쳐대더니 결국은 냄새가 솔 솔 구우면 고소한 버섯을 그렸습니다. 엄마가 해주시는 것만 먹는 거다. 인상아!!!
주연이가 그린 버섯은 끝내 이름을 찾지 못했습니다. 비가 맞아서 투명한 건지, 원래 약간 투명한 것인지 해파리처럼 색도 그렇고 감촉도 비슷하게 보여졌는데 ... 주연이는 이 버섯에서 시원한 냄새가 느껴진다 합니다. 참으로 주연이댜운 표현인 것 같이 빙그레 웃음이 지어집니다. 앞으로 주연이가 커 나갈 큰 밑 그림이 보이는 듯한 이야기입니다.
생태계송을 같이 부르면서 버섯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씩 하고 ... 오늘도 행복한 빗 속의 수락산 여행을 마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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