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뜨거운 한낮.

시원한 보리차 한병씩 들고 아이들과 대공원에 나갔다.

햇살에 얼굴은 이미 벌겋게 달아올랐는데, 아이들은 연못 잉어를 모으는데 보리차를 쏟아 부었다. 에고 아까워라~

그래도 연못에선 실잠자리의 짝짓기도 보고, 밀잠자리가 날아 다니는 모습도 보았다.

출발부터 삐그덕 대던 남자 아이들이 놀이에서 빠지고, 남아있는 여자아이들과 소나무 그늘에서 S자 놀이판을 그렸다.

단순한 그림에 시큰둥하던 아이들이 땀냄새 풍기며 놀이를 즐겼다.

항상 못한다고 빼던 서희도 그날의 놀이에서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돌아오는 길에 톡! 톡! 빗소리가 났다.

커다란 나무아래 꽃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지 가득하게 피어난 꽃. 고욤이다.

고욤나무 아래 여기저기 생긴 구멍들.

단단한 흙에 길을 내느라 힘 좀 들었을텐데..

공부방 친구들을 만난지 6개월이 되어간다.

어떤 자세로 아이들을 만나야 할까.

아이들에게 무심코 한말이 마음에 상처를 주진 않았을까. 
일주일에 한번, 만나는 시간은 짧지만 나를 돌아보게 한다.